한국의 외환 위기는 이론서 속 개념이 아니라 실제 역사였다.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외환이 고갈되던 순간, 한국은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는 상태로 내몰렸다. 중요한 점은 위기 당시 선택된 해법들이 모두 이미 알고 있던 정책 수단이었다는 사실이다. 다만 평상시에는 정치적·사회적 비용 때문에 실행되지 않았고, 결국 위기가 폭발한 뒤에야 강제적으로 시행되었다. 1997년 외환 위기는 한국 경제 구조의 취약성이 외환시장이라는 형태로 표출된 사건이었다. 당시 한국은 단기 외채 비중이 높았고, 기업과 금융기관은 과도한 차입 구조에 의존하고 있었다. 외환보유액은 빠르게 소진되었고, 해외 금융시장은 한국의 지급 능력 자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IMF 구제금융을 선택했고, 이는 곧 정책 주도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