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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경제

먼저 넣은 주문이 이긴다는 통념, 동시호가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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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호가라는 말은 거래 시간대의 이름처럼 쓰이지만, 거래소 규정에서는 시간대가 아니라 체결 순서를 정하는 예외 규칙의 이름입니다. 이 차이를 모르면 "먼저 넣어도 소용없다"와 "1초라도 먼저 넣어야 한다"는 정반대 조언이 둘 다 그럴듯하게 들립니다. 이 글은 단일가로 가격이 정해지는 구간이 하루에 몇 분인지, 그 안에서 네 가지 체결 원칙이 언제 켜지고 꺼지는지, 예상체결가와 랜덤엔드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수치는 조사 시점 기준을 함께 적었습니다.

동시호가는 시간대의 이름이 아니다

단일가매매와 동시호가는 다른 층의 개념

단일가매매는 일정 시간 호가를 모아 하나의 가격으로 한꺼번에 체결하는 가격 결정 방식입니다. 반면 동시호가는 그 단일가매매에 참여한 호가들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지에 관한 규칙입니다. 법제처 생활법령은 동시호가를 "호가시간의 선후를 구분하지 않는 호가"로 정의합니다. 가격을 정하는 방법과 순서를 정하는 방법은 서로 다른 층에 있습니다.

원칙과 예외가 2001년에 뒤바뀌었다

과거에는 단일가매매에 들어온 호가 전부를 동시에 접수된 것으로 보고 시간 우선 원칙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2001년 9월 이후로는 시간 우선이 원칙이고 동시호가는 예외가 됐습니다. 적용되는 경우는 시가 등 최초 가격이 가격제한폭의 상한가 또는 하한가로 결정되는 때로 한정됩니다. 즉 평소의 08시 30분부터 09시까지는 동시호가 구간이 아니라 단일가매매 구간입니다.

종가 단일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증권사 매매제도 안내는 종가 결정과 시간외 단일가매매에는 동시호가 제도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합니다. 그래서 15시 20분부터 15시 30분까지를 장 마감 동시호가라고 부르는 관행은 제도 용어와 어긋납니다. 이 구간에서는 같은 가격이면 먼저 접수된 주문이 그대로 앞섭니다.

하루에 단일가로 가격이 정해지는 구간

시가 30분과 종가 10분

정규시장 매매거래시간은 09시부터 15시 30분까지이고 호가접수시간은 08시 30분부터입니다. 가격이 단일가로 정해지는 구간은 시가 결정 30분과 종가 결정 10분뿐입니다. 나머지 시간은 호가가 맞으면 바로 체결되는 접속매매입니다.

중간에 끼어드는 단일가

변동성완화장치가 발동하면 그 종목만 한국거래소에서 2분간 단일가매매로 바뀝니다. 동적 장치는 직전 체결가 대비 코스피200 종목 3퍼센트, 일반과 코스닥 종목 6퍼센트 변동이 기준이고, 15시 20분 이후에는 각각 2퍼센트와 4퍼센트로 낮아집니다. 정적 장치는 전일 종가 대비 10퍼센트 변동이 기준입니다.

2026년에 사라진 단일가 구간

2026년 9월 14일부터 한국거래소의 시간외 단일가 시장이 폐지되고 16시부터 20시까지 애프터마켓이 열렸습니다. 과거에는 16시부터 18시까지 주문을 10분씩 모아 단일가로 체결했고 가격 범위도 당일 종가 대비 상하 10퍼센트였습니다. 지금은 접속매매로 즉시 체결되고 범위도 전일 종가 기준 상하 30퍼센트입니다.

구간 시간 방식 동시호가 적용

장 개시 전 시간외 종가 08:30~08:40 전일 종가 거래 없음
시가 단일가 08:30~09:00 단일가 상·하한가로 결정될 때만
정규장 접속매매 09:00~15:20 접속매매 없음
종가 단일가 15:20~15:30 단일가 없음
시간외 종가 15:30~16:00 당일 종가 거래 없음
애프터마켓 16:00~20:00 접속매매 없음

체결 우선순위가 켜지고 꺼지는 순서

가격이 먼저, 그다음이 시간

매도는 낮은 호가, 매수는 높은 호가가 앞섭니다. 시장가 호가는 지정가에 가격으로 우선하되, 매수 시장가는 상한가 매수 지정가와, 매도 시장가는 하한가 매도 지정가와 같은 가격으로 취급됩니다. 가격이 같을 때 비로소 시간 우선이 작동합니다.

평상시 단일가에서는 시간 우선이 살아 있다

단일가매매라고 해서 접수 순서가 무의미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되더라도 그 가격에 걸린 호가가 체결 가능 수량보다 많으면 순서를 가려야 하고, 동시호가 예외가 걸리지 않은 평상시에는 그 기준이 시간입니다.

예외가 켜지면 수량 우선으로 넘어간다

시가가 상한가나 하한가로 결정되면 그 가격의 호가는 동시에 접수된 것으로 간주되고, 시간 대신 수량이 순서를 정합니다. 수량 우선 원칙이 실무에서 거의 동시호가에서만 등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원칙 적용 순서 평상시 단일가 동시호가 예외

가격 우선 1 적용 적용
시간 우선 2 적용 배제
수량 우선 3 사실상 미적용 적용
위탁자 우선 4 미적용 상장지수상품만

동시호가 배분은 100주에서 시작한다

3단계 순환 배분의 실제 계산

현행 배분은 매매수량단위의 100배, 잔량의 2분의 1, 잔량의 3단계입니다. 주식의 매매수량단위는 1주이므로 1차 배분은 100주입니다. 체결 가능 수량 3,000주에 1만주, 1,000주, 100주 주문이 걸렸다고 가정하면 1차에서 세 주문 모두 100주씩 받고 잔여는 2,700주가 됩니다. 2차에서 잔량의 절반을 수량 많은 순서로 배분하다 수량이 소진되므로 결과는 2,800주, 100주, 100주입니다.

주문 수량 1차 배분 2차 배분 총 체결 체결률

10,000주 100주 2,700주 2,800주 28.0퍼센트
1,000주 100주 0주 100주 10.0퍼센트
100주 100주 0주 100주 100퍼센트

대량 주문의 우위는 1차에 없다

위 계산에서 체결률은 100주 주문이 100퍼센트, 1,000주 주문이 10퍼센트, 1만주 주문이 28퍼센트입니다. 가장 작은 주문이 가장 높은 체결률을 가져갑니다. 수량 우선은 큰 주문이 전량을 먼저 가져가는 규칙이 아니라, 모두에게 100주씩 돌린 뒤 남은 것을 큰 순서로 나누는 규칙입니다.

6단계에서 3단계로 줄어든 이유

개정 전 배분은 100주, 500주, 1,000주, 2,000주, 잔량의 절반, 잔량의 6단계였습니다. 거래소는 대부분의 배분이 100주 이내에서 끝난다는 이유로 단계를 줄였고, 차세대 시스템 가동과 함께 2023년 1월 25일 시행했습니다. 같은 날 주식시장의 위탁자 매매 우선 원칙은 폐지되고 상장지수집합투자증권, 상장지수증권, 주식워런트증권에만 남았습니다.

예상체결가는 예측이 아니라 가정값

공표가 10분 늦게 시작한다

2019년 4월 29일부터 시가 단일가 호가접수가 1시간에서 30분으로 줄었고, 예상체결가격 공표 시간도 08시 40분부터 09시로 바뀌었습니다. 호가는 08시 30분부터 받지만 첫 10분은 수치가 공개되지 않습니다. 예상체결가는 그 시점까지 들어온 호가로 계산한 중간 집계이며, 남은 시간에 호가가 바뀌면 함께 바뀝니다.

마감 직전 수치는 평균적으로 과장돼 있다

재무연구에 실린 임의종료 분석은 2009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504거래일, 1,567개 종목의 단일가매매 789,768회를 다뤘습니다. 임의종료가 걸린 건에서 마감 직전 예상체결가와 잠정가의 괴리율은 시가 평균 8.3퍼센트, 종가 평균 8.2퍼센트였고, 그 과장분의 44.7퍼센트에서 49.3퍼센트가 연장 구간에서 해소됐습니다. 마감 직전 숫자를 그대로 따라가는 주문이 구조적으로 불리해지는 지점입니다.

허수주문은 체감이 아니라 측정된 현상

같은 연구에서 정상주문 대비 허수주문 비율은 시가의 경우 임의종료가 없던 종목 3.93퍼센트, 임의종료 경험 종목 6.31퍼센트, 임의종료가 실제 발동한 날 14.16퍼센트였습니다. 종가는 각각 12.5퍼센트, 14.9퍼센트, 27.0퍼센트로 더 높았습니다. 숫자를 흔드는 주문이 종가 쪽에 더 몰린다는 뜻입니다.

랜덤엔드가 끝나는 시점을 흐린다

30초 안의 임의 시점

모든 단일가매매는 마감 시각부터 30초 이내의 임의 시점에 종료됩니다. 09시 정각이나 15시 30분 정각에 체결이 보이지 않는 것은 오류가 아니라 규칙입니다. 종료 시각이 고정돼 있으면 마지막 순간에 호가를 넣었다 빼는 방식으로 가격을 흔들 여지가 생기므로 이를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구제도와 현행의 차이

2015년 6월 15일 이전에는 마감 직전 5분 동안 괴리율이 5퍼센트를 넘을 때만 발동하고 5분을 연장하는 조건부 방식이었습니다. 당시 발동률은 단일가매매 전체의 1.6퍼센트, 시가 2.2퍼센트, 종가 0.9퍼센트였고 코스닥이 2.1퍼센트로 코스피 0.8퍼센트보다 높았습니다. 현행은 조건 없이 30초 이내에서 종료되는 방식이라 위 발동률은 지금 수치가 아닙니다.

시장 일정이 이 30초에 맞춰져 있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의 시가 단일가가 임의종료로 끝난 뒤 주문을 받고, 종가 단일가 10분 동안에는 신규 호가를 받지 않습니다. 한국거래소 종가가 그날의 기준 가격으로 남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호가접수 시간이 길면 가격이 더 잘 찾아지는가

초반 15분에 대부분 끝난다

한국증권학회지에 실린 2019년 시간 단축 분석을 보면, 호가접수 초반 15분의 가격발견 기여도는 단축 전 46.2퍼센트에서 단축 후 79.5퍼센트로 약 1.7배가 됐습니다. 시간을 절반으로 줄였는데 가격발견은 오히려 앞당겨졌습니다.

마지막 5분은 방향이 반대다

같은 분석에서 08시 55분 이후 구간의 가격발견 기여도는 음수로 돌아섰고, 단축 후 누적으로 마이너스 6.05퍼센트였습니다. 마감 직전 호가가 균형 가격에서 멀어지는 쪽으로 작용했다는 뜻입니다. 호가 건수는 일평균 574,743건에서 487,350건으로 줄었지만 체결 수량은 4,327,531주에서 5,028,634주로 늘었습니다.

주문 유형이 결과를 가른다

조건부지정가가 종가로 넘어가는 방식

조건부지정가는 접속매매 시간에는 지정가처럼 움직이다가, 장 종료 전 10분 단일가매매가 시작되는 시점에 미체결 잔량이 시장가로 전환됩니다. 꼭 당일에 체결해야 할 때 쓰는 주문이지만, 전환된 뒤에는 가격을 고를 수 없다는 비용이 따릅니다.

단일가 시간에 시장가를 쓸 때

단일가 구간의 시장가는 체결 우선순위에서 가장 앞에 서는 대신 결정된 단일가를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지정가로 넣었다면 자기 지정가보다 유리한 가격에 체결될 수도 있는데, 그 가능성을 포기하는 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동시호가에 먼저 주문하면 유리한가요

평상시 단일가매매에서는 같은 가격이면 먼저 접수된 주문이 앞서므로 유리합니다. 다만 시가가 상한가나 하한가로 결정되면 시간 순서가 배제되고 수량이 기준이 됩니다. 어느 쪽이 될지는 주문 시점에 알 수 없습니다.

09시가 지났는데 체결이 안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랜덤엔드 때문입니다. 단일가매매는 마감 시각부터 30초 이내의 임의 시점에 끝나므로 정각 직후 몇 초간은 체결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상체결가가 왜 08시 30분부터 보이지 않나요

예상체결가격 공표는 08시 40분부터 09시까지입니다. 2019년 4월 29일 시가 단일가 시간이 30분으로 줄면서 공표 시작 시각도 함께 바뀌었습니다.

시간외 단일가는 아직 있나요

한국거래소에서는 2026년 9월 14일부터 폐지됐고 16시부터 20시까지의 애프터마켓이 그 자리를 대체했습니다. 10분 단위 단일가 대신 접속매매로 즉시 체결되고 가격 범위도 전일 종가 기준 상하 30퍼센트로 넓어졌습니다.

실전 체크리스트

아래는 판단에 필요한 확인 항목이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특정 종목이나 상품의 매수와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시가 단일가에 주문하는 사람

예상체결가가 보이지 않는 08시 30분부터 40분 사이에 들어간 주문은 공표가 시작되면 다른 참여자에게 노출됩니다. 체결을 원하는 가격을 먼저 정하고, 예상체결가가 그 선을 넘으면 주문을 유지할지 취소할지 기준을 미리 세우는 편이 낫습니다.

종가에 꼭 체결시켜야 하는 사람

조건부지정가의 전환 시점과 랜덤엔드 30초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15시 29분대의 예상체결가는 평균적으로 과장될 수 있으므로, 그 숫자에 맞춰 급하게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는 선택은 비용이 됩니다.

상한가나 하한가 직행을 노리는 사람

이때만 동시호가 예외가 켜지고 배분은 100주, 잔량의 절반, 잔량 순서로 이뤄집니다. 소량 주문의 체결률이 상대적으로 높으므로, 수량을 키우는 것과 체결 확률을 높이는 것이 같은 일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용어 정리

가격 결정과 순서에 관한 말

단일가매매는 모은 호가를 하나의 가격으로 한꺼번에 체결하는 방식입니다. 접속매매는 호가가 맞을 때마다 즉시 체결하는 방식입니다. 동시호가는 호가 접수 시간의 선후를 구분하지 않는 호가로, 시가 등이 상한가나 하한가로 결정될 때 적용됩니다.

장치와 주문에 관한 말

예상체결가격은 공표 시점까지 접수된 호가로 계산한 체결 예상 가격입니다. 랜덤엔드는 단일가매매를 마감 시각부터 30초 이내의 임의 시점에 종료하는 장치입니다. 조건부지정가는 접속매매에서는 지정가로 움직이고 종가 단일가로 넘어가면 시장가로 전환되는 주문입니다.

맺음말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단일가매매에서 투자자가 고를 수 있는 것은 호가의 종류와 가격, 수량입니다. 끝나는 시점은 랜덤엔드가 흐려 놓았고, 순서 규칙이 시간에서 수량으로 넘어가는지 여부는 그날의 결정 가격에 달려 있습니다. 통제 불가능한 변수에 맞춰 주문을 흔들기보다, 통제 가능한 쪽을 먼저 정해 두는 편이 결과를 안정시킵니다.

제도는 계속 움직인다

배분 단계는 6단계에서 3단계로 줄었고, 위탁자 우선 원칙은 주식시장에서 사라졌으며, 시간외 단일가는 애프터마켓으로 대체됐습니다. 단일가로 가격이 정해지는 구간 자체가 줄어드는 방향입니다. 이 글의 수치는 조사 시점 기준이며, 주문을 내기 전에는 거래소와 거래 증권사의 현행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투자 자문이 아니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참고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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