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현물 투자를 알아보다 보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이 "왜 살 때랑 팔 때 가격이 이렇게 차이 나지"라는 의문입니다. 금도 차이가 나지만 은은 그 폭이 더 큽니다. 이 글은 그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 은을 사는 네 가지 통로의 비용이 각각 얼마인지, 그리고 은값이 몇 퍼센트 올라야 비로소 본전이 되는지를 숫자로 분해합니다. 전망이 아니라 계산의 영역이라 6개월 뒤에 읽어도 구조는 그대로입니다.
은이 금과 결정적으로 다른 한 가지
금에는 비용이 거의 없는 공식 통로가 있다
금에는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RX 금현물시장이 있습니다. 1g 단위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고, 장내 거래에는 부가가치세가 붙지 않습니다. 매매차익에 양도소득세도 배당소득세도 없고 금융소득종합과세에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비용은 증권사 수수료뿐입니다. 2026년 기준 온라인 수수료는 대체로 0.2~0.33% 구간이고, 왕복으로 잡아도 0.5% 안팎입니다. 금값이 1%만 올라도 수익이 남는 구조입니다.
은에는 그 통로가 없다
KRX 금현물시장은 이름 그대로 금만 다룹니다. 은 현물을 같은 조건으로 사고팔 수 있는 국내 장내시장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금과 은의 가장 큰 실무적 차이입니다.
그래서 은은 어느 통로로 가든 비용이 붙습니다. 실물로 가면 부가세와 유통 스프레드를, 은통장이나 ETF로 가면 매매 스프레드와 15.4%의 세금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은값 전망보다 먼저 이 숫자를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실물 은을 살 때 실제로 붙는 비용
부가가치세 10%는 돌려받지 못한다
실물 은은 과세 재화입니다. 실버바나 은괴를 살 때 가격에 부가가치세 10%가 포함됩니다. 사업자라면 매입세액으로 공제받지만 개인 투자자는 그 길이 없습니다.
더 중요한 건 되팔 때입니다. 개인이 은을 매장에 되팔 때는 부가세를 받지 못합니다. 살 때 낸 10%가 그대로 소멸하는 구조여서, 사는 순간 이미 10% 아래에서 출발합니다.
유통 스프레드는 금보다 두껍다
부가세를 뺀 순수 유통 마진도 은이 더 큽니다. 2026년 10월 6일 국내 시세(한국표준금거래소 집계, 3.75g 한 돈 기준)로 보면 은은 살 때 11,080원, 팔 때 9,220원입니다. 부가세를 제외한 공급가액은 10,073원이므로 유통 스프레드만 8.5%입니다.
같은 날 순금은 살 때 787,000원, 팔 때 678,000원이고 공급가액 기준 스프레드는 5.2%입니다. 단가가 낮아 거래 한 건당 취급 비용 비중이 큰 은이 구조적으로 불리합니다.
숫자로 확인하는 손익분기
한 돈 기준 왕복 계산
아래는 2026년 10월 6일 국내 시세를 그대로 넣어 왕복 비용을 분해한 표입니다. 시세는 날마다 바뀌지만 비율 구조는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구분은(3.75g)순금(3.75g)
| 살 때 가격 | 11,080원 | 787,000원 |
| 팔 때 가격 | 9,220원 | 678,000원 |
| 왕복 손실 | 1,860원 (16.8%) | 109,000원 (13.9%) |
| 이 중 부가세 | 1,007원 (손실의 54%) | 71,545원 (손실의 66%) |
| 유통 스프레드 | 공급가액의 8.5% | 공급가액의 5.2% |
| 본전까지 필요한 상승률 | 20.2% | 16.1% |
은은 팔 때 가격이 20.2% 올라야 매수 가격에 닿습니다. 금은 16.1%입니다. 은이 금보다 변동성이 크다는 말은 자주 듣지만, 출발선이 4%포인트 더 뒤에 있다는 말은 잘 하지 않습니다.
은값이 20% 올랐을 때 통로별 실수령액
100만원을 넣고 은값이 20% 올랐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매수와 매도 가격 차이, 보수, 세금을 모두 반영한 결과입니다.
투자 통로주요 비용20% 상승 시 결과
| 실물 실버바 | 부가세 10% + 유통 스프레드 | 998,556원 (-0.1%) |
| 은통장(창구) | 매매 스프레드 편도 3.5% + 15.4% | 1,099,380원 (+9.9%) |
| 은통장(인터넷 우대) | 편도 2.45% + 15.4% | 1,120,065원 (+12.0%) |
| 국내 상장 은 ETF | 총보수 0.68% + 15.4% | 1,162,297원 (+16.2%) |
| 해외 상장 은 ETF | 양도세 22%, 연 250만원 공제 | 1,200,000원 (+20.0%) |
실물은 20% 상승에도 거의 본전입니다. 통로를 바꾸는 것만으로 같은 가격 상승에서 20%포인트 넘는 차이가 벌어집니다. 다만 해외 ETF는 차익이 연 25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에 22%가 붙으므로 금액이 커지면 유리함이 줄어듭니다.
은을 사는 네 가지 통로와 각각의 함정
은통장과 국내 상장 ETF
은통장은 은행이 파는 은 적립계좌입니다. 0.01g 단위로 살 수 있어 소액에 유리하지만 성격은 예금이 아니라 파생결합증권이라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닙니다. 매매 기준율에 편도 3.5%의 스프레드가 붙고 인터넷 거래는 그중 30%를 우대받습니다. 차익에는 배당소득세 15.4%가 붙습니다.
국내 상장 은 ETF는 은 선물을 담는 구조입니다. 대표 상품의 총보수는 연 0.68% 수준이고 환헤지가 걸려 있어 환율 영향은 작습니다. 다만 선물을 매달 갈아타는 롤오버 비용이 지수와 실제 은값 사이에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매매차익은 배당소득으로 15.4% 과세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됩니다.

해외 상장 ETF와 은 관련 주식
해외 상장 은 ETF는 실물 은을 보관하는 유형이 많아 추적 오차가 작은 편입니다. 차익은 양도소득으로 분류되어 연 250만원 기본공제 후 22%가 과세되고, 다른 해외주식 손실과 손익통산이 됩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환율 변동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은 광산주나 관련 기업 주식은 은값보다 변동이 큽니다. 은값이 올라도 광산 사고나 비용 증가로 주가가 빠질 수 있어 은 가격 자체에 투자하는 것과는 다른 상품으로 봐야 합니다.
왜 은에는 금 같은 공식 시장이 없을까
은 수요의 58%는 산업용이다
실버인스티튜트의 2026년 월드 실버 서베이에 따르면 2025년 은 총수요 1,130.6백만 온스 중 산업용이 657.4백만 온스로 58%를 차지했습니다. 태양광에만 186.6백만 온스가 들어갔습니다. 코인과 실물 바 형태의 투자 수요는 217.7백만 온스로 전체의 5분의 1이 채 되지 않습니다.
금은 수요의 대부분이 투자와 중앙은행 매입, 장신구입니다. 은은 절반 이상이 공장으로 흘러가는 산업 금속에 가깝습니다. 투자자 중심의 장내 현물시장이 금에만 생긴 배경에는 이 수요 구조의 차이가 있습니다.
7개월 판매 중단이 보여준 유통망의 두께
2025년 10월 말 국내 은행들은 은값 급등에 매수가 몰리면서 공급이 달려 실버바 판매를 멈췄습니다. 신한은행이 2026년 5월에야 판매를 재개했고 다른 은행은 하반기 정상화를 검토했습니다. 7개월 동안 은행 창구에서 실버바를 살 수 없었습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 은통장 잔액은 2025년 1월 477억원에서 2026년 1월 4,458억원까지 불었다가 4월 3,047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수요는 폭증했는데 실물 유통망이 그 속도를 못 따라간 것입니다. 실물 은은 사고 싶을 때 못 사는 일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금은비율은 무엇을 말해주고 무엇을 못 말해주나
금 한 온스를 은 몇 온스로 바꿀 수 있는가
금은비율은 금 가격을 은 가격으로 나눈 값입니다. 2026년 10월 6일 기준 국제 금은 온스당 4,163.72달러, 은은 61.19달러로 비율은 약 68배입니다. 이 숫자가 높으면 금 대비 은이 싸다고 해석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비율이 알려주는 건 두 금속의 상대 가격뿐입니다. 절대 가격이 싸다는 뜻도, 앞으로 오른다는 뜻도 아닙니다.
비율만 보고 갈아타면 안 되는 이유
은 수요의 절반 이상이 산업용이라 경기가 꺾이면 비율은 오히려 더 벌어질 수 있습니다. 비율이 높을 때 은으로 갈아탔다가 더 높아지는 국면이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실물로 갈아타면 앞에서 본 16~20%의 왕복 비용을 매번 물게 됩니다. 비율 몇 포인트 차이로 움직이기에는 거래 비용이 너무 큽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실버바를 되팔 때 부가세를 돌려받을 수 있나요
개인은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부가세 환급은 사업자 등록이 있고 매입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는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개인 투자자가 매장에 되팔 때 받는 금액은 부가세가 빠진 매입 시세입니다.
은 ETF 수익은 건강보험료에 영향을 주나요
국내 상장 은 ETF의 매매차익은 배당소득으로 분류되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됩니다. 연간 금융소득이 기준금액을 넘으면 건강보험료 산정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해외 상장 ETF의 양도소득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아닙니다.
소액으로 은을 모으고 싶은데 어떤 통로가 좋나요
금액이 작을수록 고정비 성격의 비용 비중이 커집니다. 은통장은 0.01g 단위라 접근성은 좋지만 편도 스프레드가 큽니다. ISA 계좌에서 국내 상장 은 ETF를 담으면 비과세 한도 안에서 세금을 줄일 수 있어 비교해 볼 만합니다.
은이 금보다 많이 오른다던데 사실인가요
은은 금보다 변동 폭이 큰 편이라 오를 때 더 오르고 내릴 때 더 내립니다. 방향을 맞히면 유리하지만 틀렸을 때 손실도 큽니다. 변동성이 크다는 것과 기대수익이 높다는 것은 다른 말입니다.
실전 체크리스트
처음 은을 사려는 사람
목적부터 정해야 합니다. 보유 자체가 목적이면 실물, 가격 변동에 투자하는 것이 목적이면 ETF가 비용상 유리합니다. 실물을 고를 때는 살 때 가격이 아니라 같은 매장의 팔 때 가격을 먼저 확인하고, 그 차이를 메우려면 몇 퍼센트가 필요한지 계산한 뒤 결정하세요.
이미 실물 은을 보유한 사람
이미 낸 부가세는 매몰 비용이므로 그 때문에 매도를 미룰 이유는 없습니다. 지금 팔 때 가격과 매수 가격을 비교해 실제 손익을 계산하고, 매장별 매입 호가를 두세 곳 비교한 뒤 움직이세요.
소액 적립을 원하는 사람
적립식은 매수 횟수가 많아 편도 스프레드가 누적됩니다. 인터넷 거래 우대나 ETF 적립처럼 건당 비용이 낮은 통로를 고르고, 연간 총 비용을 미리 계산해 두세요.
단기 매매를 생각하는 사람
왕복 비용이 16%를 넘는 실물로 단기 매매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단기 관점이라면 ETF가 유일하게 비용이 맞는 통로이며, 선물형 상품의 롤오버 비용과 괴리율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이 글은 투자 자문이 아니며 특정 상품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제시한 수치는 작성 시점의 공개 자료 기준이며 실제 수수료와 세율은 금융기관과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용어 정리
가격과 비용 용어
매매 스프레드는 같은 시점에 살 때 가격과 팔 때 가격의 차이로, 판매자의 이익과 취급 비용이 들어 있습니다. 총보수는 ETF 운용사와 판매사가 자산에서 매일 떼어 가는 연간 비율입니다. 롤오버 비용은 선물형 ETF가 만기 전 다음 달 계약으로 갈아탈 때 생기는 가격 차이입니다. 괴리율은 ETF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의 차이를 말합니다.
세금과 제도 용어
부가가치세는 재화 거래에 붙는 10%의 세금으로 실물 귀금속 매입 가격에 포함됩니다. 배당소득세 15.4%는 소득세 14%에 지방소득세 1.4%를 더한 세율입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이자와 배당 합계가 기준금액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누진세율로 과세하는 제도입니다. KRX 금현물시장은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금 장내 현물시장으로 은은 취급하지 않습니다.
맺음말
비용은 확정, 가격은 미확정
은값이 오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내가 치르는 비용은 사기 전에 전부 계산할 수 있습니다. 실물 16.8%, 은통장 왕복 5~7%, 국내 ETF 연 0.68%에 차익의 15.4%. 이 숫자들은 전망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값입니다.
가져갈 한 문장
금은 세금과 부가세를 모두 피하는 통로가 하나 있고 은은 없습니다. 그래서 은은 금과 같은 방식으로 사면 안 되고, 어떤 통로로 살지를 먼저 정한 다음 얼마나 살지를 정해야 합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참고 자료
- 오늘 은시세 국내 은값 1만960원 국제가격 하락 (중앙이코노미뉴스, 2026-10-03)
- 금값시세 10월 6일, 금과 은 하락 백금은 상승 (투어코리아, 2026-10-06)
- 오늘 금시세 한돈, 10월 6일 약세 (중앙이코노미뉴스, 2026-10-06)
- Current price of silver as of Tuesday, Oct. 6, 2026 (Fortune)
- KRX 금 거래 완전정리: 계좌·수수료, 세금 (2026)
- 한국거래소 금시장 안내
- 신한은행 실버리슈 투자설명서 (은적립계좌)
- 은값 조정에 공급 숨통, 은행권 6개월 만에 실버바 판매 재개 (뉴스핌, 2026-04-14)
- The Silver Institute Releases 2026 World Silver Survey
- 금융TIP 은테크 이렇게 하세요, 실물부터 ETF까지 3가지 방법 (시사저널e)
- KODEX 은선물(H) ETF 수익률 및 투자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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